명당은 존재하는가
1등을 여러 번 배출한 판매점 앞에 줄이 섭니다. 그 가게가 실제로 1등을 많이 냈다는 것도 사실이에요. 두 사실 사이에 하나의 착각이 끼어 있습니다.
많이 팔면 많이 나온다
1등이 나올 확률은 게임당 814만분의 1로 어디서 사든 같습니다. 한 판매점이 1등을 배출할 확률은 그 가게가 판 게임 수에 비례해요. 주당 1만 게임을 파는 가게는 1,000게임을 파는 가게보다 1등을 낼 가능성이 열 배 높습니다. 가게가 특별해서가 아니라 표본이 열 배라서입니다.
여기서 순환이 시작됩니다. 많이 파는 가게 → 1등이 나옴 → 명당으로 소문남 → 더 많이 팔림 → 1등이 또 나옴. 명당이라는 평판은 원인이 아니라 결과이고, 그 결과가 다시 원인처럼 보이게 만드는 구조예요.
숫자로 확인해보면
판매점별 판매량은 공개되지 않으니 가정을 두고 계산해봅니다. 게임당 1등 확률 814만분의 1을 그대로 적용하면 이렇게 나와요.
| 주당 판매 게임 수 | 그 주에 1등이 나올 확률 | 평균 주기 |
|---|---|---|
| 1,000게임 | 0.012% | 약 157년에 한 번 |
| 5,000게임 | 0.061% | 약 31년에 한 번 |
| 10,000게임 | 0.123% | 약 16년에 한 번 |
| 20,000게임 | 0.245% | 약 8년에 한 번 |
동네 가게와 대형 판매점의 차이가 여기서 드러납니다. 스무 배를 팔면 1등 배출 주기가 스무 배로 짧아져요. 특별한 기운이 아니라 곱셈입니다.
'저 집은 1등이 세 번이나 나왔다'는 말도 다시 볼 필요가 있습니다. 주당 1만 게임을 파는 가게가 20년 동안 1등을 세 번 이상 배출할 확률은 약 13.7%예요. 흔하진 않지만 기적도 아닙니다. 전국에 판매점이 수천 곳이니 그중 몇 곳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는 건 오히려 예상되는 결과입니다.
우리가 보는 건 언제나 이미 당첨된 가게입니다. 1등이 한 번도 안 나온 수천 곳은 뉴스가 되지 않아요. 살아남은 것만 보고 규칙을 찾으려 하면 없는 규칙이 보입니다.
'자동이 1등이 많다'도 같은 착각이다
1등 당첨자 중 자동 선택 비율이 높다는 통계가 자주 인용됩니다. 그래서 자동이 유리하다는 결론으로 넘어가는데, 여기에도 같은 함정이 있어요. 애초에 자동으로 구매하는 사람이 훨씬 많기 때문입니다.
많이 팔린 방식에서 당첨자가 많이 나오는 건 명당과 똑같은 구조예요. 자동이든 수동이든 고른 여섯 개 숫자가 나올 확률은 814만분의 1로 같습니다. 기계가 골랐는지 사람이 골랐는지 추첨기는 알지 못해요.
그래서 손해인가
아닙니다. 명당에서 산다고 확률이 낮아지지도 않아요. 어디서 사든 814만분의 1로 똑같습니다. 줄을 서는 시간과 오가는 수고를 그 재미의 대가로 치를 만하다면, 그건 각자의 선택입니다.
다만 '명당에서 사야 당첨된다'는 말을 근거로 웃돈을 요구하거나 대리구매를 유도하는 경우는 다릅니다. 확률이 같다는 사실이 그런 요구의 근거를 무너뜨려요.
로또야가 배출점 정보를 보여주는 이유
저희도 1등 배출점 정보를 제공합니다. 확률을 높여주기 때문이 아니라, 어느 가게에서 실제로 나왔는지가 그 자체로 궁금한 정보이기 때문이에요. 재미로 보는 기록이지 선택의 근거가 아니라는 점은 분명히 해둡니다.